1. 서론
어떤 대회가 열리더라도, 그 대회에 나갈 때마다 우승 후보로 꼽히는 국가가 바로 브라질이다. 그들은 삼바 축구로 세계를 호령해 왔으며, 월드컵을 5회 씩이나 우승한 대회 최다 우승국이기도 하다. 펠레의 브라질을 시작으로 호마리우와 베베투의 브라질, 그리고 호나우두의 3R 브라질은 세계에 충격을 주며 남미와 유럽 일대의 국가를 전부 굴복시켜왔다.
그러나, 2010년대 이후 브라질은 전래 없는 부진을 겪고있다. 그 암흑기를 지탱한 에이스인 네이마르 주니오르는 한 줄기 빛이 되어왔지만, 생각만큼 우승컵은 그를 따라오지 않았다. 그리고 2024년 현재, 그 네이마르가 십자인대 파열 부상으로 인해 빠진 지금, 스쿼드의 이름값은 오히려 더 약해 보이기도 한다.
또한, 현재의 카나리아 군단은 기존의 핵심 선수들이 부상 문제 혹은 경기력 문제로 인해 새로운 선수들로 많이 대체된 상태이다. 치치 감독 이후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의 영입에 실패하여 여러 임시 감독 체제를 거치며 혼란을 겪다 올해 초에 들어서야 도리바우 주니오르 감독을 선임하며 늦은 안정을 찾은 상태이기도 하다. 뉴 페이스들이 많아서인지, 다소 스쿼드의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네이마르가 빠진 2019년 대회에선 다니 아우베스의 맹활약으로 우승을 차지했으나, 바로 전 대회인, 자국에서 개최된 2021 코파 아메리카 결승전에서 라이벌인 아르헨티나에게 패배하며 준우승으로 대회를 마쳤다. 또한, Hexa라는 키워드를 내걸고, 6번째 월드컵 트로피를 카타르 땅에서 노려봤으나, 이 역시 졸전 끝에 8강에서 좌절당하고 말았다. 셀레상은 과연 지난 대회들의 수모에서 명예를 회복하고, 코파 아메리카 통산 10회 우승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인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2. 선수 명단 및 시스템
셀레상을 2024년 초부터 정식으로 맡은 도리바우 주니오르 감독은 플랜 A로 4-2-3-1 포메이션을 채택한다. 표면상으로는 4-2-3-1이지만,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의 전진 혹은 비니시우스/호드리구의 스위칭 시에는 4-2-4 내지는 공격형 4-4-2 같은 느낌의 포진이 되기도 한다. 선수 포진을 살펴보며 브라질의 특성을 파헤쳐보도록 하자.
2-1. 골키퍼
브라질의 골키퍼진은 남미에서 손에 꼽을 정도로 안정적이다. 최고라 불러도 손색 없을 명단을 보유중이다.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골키퍼, 리버풀의 알리송 베케르가 골문을 지킬 예정이다. 안정적인 발밑과 선방, 단점이 없다시피 한 알리송은 카나리아 군단의 골문을 안정적으로로 지켜낼 것이다. 다만, 알리송이 국가대표 무대에서는 최근 선방에 있어서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점은 우려점으로 꼽힌다. 한 경기 내에서도 슈퍼세이브를 보이다가도, 가끔 막아야 할 공을 막지 못하는 실수를 범하기도 하기에 브라질 내에서 여론은 아주 좋은 편은 아니다. 그래도, 알리송이 브라질에서 가장 안정적인 넘버 원 키퍼라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원래 세컨 골리였어야 할 에데르송이 부상으로 빠졌기에, 알리송의 백업 1순위는 아틀레치쿠 파라나엔시의 벤투 크레프스키가 되겠다. 클럽에서 좋은 모습을 계속 보여왔고, 최근 잉글랜드 원정에서 국가대표에 데뷔하여 매우 좋은 선방과 발밑을 동시에 보여준 선수이기에, 자국 리그의 클래스있는 선수를 선호하는 브라질 국내 팬들의 많은 지지와 사랑을 받는 선수이다.
벤투 키퍼의 뒤로는, 상파울루의 주전 골키퍼인 하파에우가 써드 키퍼 자리를 지킨다. 다만, 이 선수는 국가대표 출전 기록이 없기에, 이번 대회에선 두 키퍼가 모두 부상당하지 않는 이상, 역할을 다 할 일은 없어보인다.
2-2. 수비
4백을 사용하는 도리바우 감독이 주전 센터백으로 낙점한 선수들은 PSG 듀오, 마르키뉴스와 루카스 베라우두이다. 마르키뉴스는 공수 양면에서 이미 증명을 마친 선수이기에 어쩌면 주전을 차지하는 것이 당연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다만, 베라우두의 활약에는 다소 물음표가 붙는다. 날카로운 왼발 빌드업을 보여주며 전진 수비력도 괜찮은 편인지라 포텐셜이 높게 점쳐지는 선수이나, 이 선수의 기량이 같은 왼발을 사용하는,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센터백 중 하나였던 가브리에우 마갈량이스보다 뛰어난지는 의문이다.
베라우두는 클럽에서 수비의 불안함과 압박에 취약한 모습을 어느정도 보였기에, 탄탄한 활약을 펼친 마갈량이스와는 상반되는 불안함을 언제나 시한폭탐처럼 갖고있는 선수이다. 다만, 도리바우 감독이 부임한지 얼마 시간이 지나지 않은 시점인지라, 조직력을 갖추기엔 무리가 있었을 것이고, 이 때문에 클럽에서 자주 합을 맞춘 마르키뉴스와 베라우두를 함께 기용하는 것이라 생각하면 이것도 어느정도 일리는 있는 접근이다. 도리바우의 픽들을 일단 조별리그에선 믿어봐야 할 것이다.
그래도 센터백 뎁스는 매우 좋은 편이다. 앞서 언급한 주전 듀오의 뒤로는 굳이 설명이 필요 없는 아스날의 가브리에우 마갈량이스, 유벤투스에서 만점 활약을 펼친 글레이송 브레메르, 그리고 십자인대 파열 부상에서 복귀한지 얼마 안 된 레알 마드리드의 에레드 밀리탕이 뒤를 잇는다.
주전 풀백들로는, 유벤투스의 다닐루와 포르투의 웬데우가 낙점될 것이다. 다닐루는 공수양면 가장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선수이기에 측면에서 한 축을 담당하기 적합하며, 이는 특히 개인기량이 특출난 선수들이 측면에 많이 포진한 아메리카의 선수들을 상대로 좋은 효과를 발휘할 것이다. 좌측의 웬데우 역시 안정적인 모습을 최근 평가전에서 보여왔기에 그대로 선발될 것이다. 이들의 백업으로는, 아틀레치쿠 미네이루의 길례르미 아라나, 그리고 지로나의 얀 코투가 대기하고 있다.
이중 주목해야 할 선수는 얀 코투이다. 브라질의 공격 작업이 원할하지 않다면, 도리바우는 언제나 이 선수를 선택할 것이다. 수비력엔 다소 하자가 있지만, 라리가에서 증명한 최고 수준의 공격력은 브라질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기 충분할 것이다. 코투는 한 두 선수정도는 쉽게 제칠 수 있는 개인기술과 영리한 움직임을 모두 보유한 선수이기에, 브라질의 풀백 옵션을 다채롭게 만들어줄 것이다. 또한, 2선 자원이지만 풀백으로도 기용이 가능한 포르투의 페프 또한 비상시에는 출전할 수도 있다.
2-3. 미드필더
전성기 브라질에 비해선 이름값이 현격히 줄어든 포지션이 바로 미드필더이다. 하지만, 선수의 유명세와 활약상이 직접적인 상관관계를 갖는 것은 아니다. 비록 소속팀이나 선수의 이름값은 브라질이라는 국가의 수준에는 못 미치지만, 여전히 이들의 활약상은 세계에서 손에 꼽을 만 한 수준이란 사실엔 변함이 없다.
브라질의 핵심 포지션인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부터 살펴보도록 하자. 우선 현재 웨스트햄의 에이스, 루카스 파케타를 언급하고 넘어가야만 한다. 그간 파케타는 클럽에서보다도 국가대표에서 훨씬 빛나왔다. 리옹 입단 후 부터는 국가대표에서도 중원과 공격라인을 잇는 링커 역할을 착실히 해왔으며, 네이마르의 부상 이탈 이후로는 플레이메이커 역할까지 도맡아 하고 있다. 다만, 최근 도박 관련 스캔들에 휘몰리며 명성에 비해선 부진하고 있고, 이 시점에서 살펴봐야 할 선수는 바로 안드레아스 페레이라이다.
맨유 유스 출신, 풀럼의 에이스로 활약중인 안드레아스 페레이라는 강력한 오른발 킥력을 바탕으로 국가대표에 재발탁된 2024년을 기점으로 출전할 때마다 좋은 활약을 펼치며 브라질 국민들의 지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만약 파케타가 평가전에서처럼 부진한다면, 대회 후반기에 접어들 시점에 중용받는 쪽은 페레이라가 될 것이다.
다음으로는, 투 볼란테를 이룰 선수들을 짚어봐야 한다. 우선, 도리바우 체제에서 경쟁에 가장 앞서있는 두 명은 울버햄튼의 주앙 고메스와 뉴캐슬의 브루누 기마랑이스이다. 이 선수들은 플레이스타일을 놓고 봤을 때는 최고의 조합이라 해도 무방하다. 주앙 고메스는 수비적으론 아주 좋은 모습을 보이지만, 공격 전개와 포인트 생산에 있어선 아쉬운 모습을 보여왔고, 이를 후방 전개와 스탯 생산에 능한 기마랑이스가 커버해주며, 서로의 단점을 메꾸는 형식으로 뛰게 된다.
다만, 주전 선수 두 명이 모두 거친 성향으로 인해 카드 트러블에 걸릴 확률이 높기에, 이들의 서브들도 매우 중요하다. 이 투 볼란테를 받쳐주는 서브들로는, 기마랑이스의 대체격으로 아스톤 빌라에서 만점 활약을 펼친 도글라스 루이스와, 주앙 고메스의 대체격으로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매우 좋은 모습을 보인 아탈란타의 에데르송이 언제나 출격 대기중이다.
이처럼 역할 분담에 있어서 서브와 주전이 한 쌍씩 확실히 정해져있고, 대회 내의 활약도와 변수에 따라 이들을 적절하게 갈아끼울 수 있기에 브라질의 미드진은 2군까지 구성이 탁월한 안정적인 형태라 볼 수 있다.
2-4. 공격수
브라질의 주전 쓰리 톱에는 특이하게도 전문 공격수가 포함되지 않는다. 이들은 모두 윙어들로 구성될 확률이 높다. 우선 경쟁에서 가장 앞선 두 명은 레알 마드리드 듀오,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와 호드리구 고이스이다. 이 둘은 모두 반댓발 윙어 성향의 선수들로, 소속팀에서 원톱 내지는 투톱 형태로 꾸준히 합을 맞춰온 바 있다. 이들의 스위칭 플레이의 위력이 이번 브라질의 성패를 좌우하는 요소가 될 것이다.
다만, 잉글랜드전과 다르게 직전 평가전인 미국전에서는 호드리구를 확실히 원톱처럼 기용하고, 비니시우스를 측면으로 빼는 느낌으로 기용했는데, 이렇게 역할을 완벽히 지정하기보단 서로 소속팀에서 합을 맞춰본 대로 자유로운 스위칭플레이를 요구하는 편이 파괴력을 극대화시키기에 적절할 것이다.
우측면은 주전 경쟁이 활발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주전을 차지한 선수는 바르셀로나의 반댓발 윙어 하피냐 벨롤리이다. 하피냐의 최대 강점은 좌측의 두 포워드와 달리, 가공할 만한 킥 한 방을 갖고있다는 것이다. 다만, 경기장 내 영향력에는 기복이 심한 편이며, 이 때문에 지로나의 돌격대장 역할을 해냈던 사비우 모레이라(통칭 사비뉴)와의 주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비뉴는 찬스 생성에 있어 양발에 구분이 적은, 양쪽 측면에서 위력을 발휘하는 클래식 윙어 스타일의 선수이다. 올해 초에 국가대표로 데뷔한 이후, 쭉 좋은 경기력을 보이며 팀의 크랙 역할을 착실하게 해내는 중이기에, 하피냐가 조금 주춤한다면 그 자리를 빠르게 차지할 것이다. 하피냐와 차이점으로 두드러지는 사비뉴의 가장 큰 강점은 경기 영향력이다. 측면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하며, 끊임없이 돌파를 통한 찬스메이킹을 하기 때문에, 상대 입장에선 막기정말 어려운 선수이다.
이들의 뒤를 잇는 윙어 자원으로는 멀티성을 지닌 포르투의 윙어 페프, 그리고 스탯 생산력은 좋으나 소속팀에서는 다소 기복있는 모습을 보인 아스날의 가브리에우 마르치넬리가 있다.
중앙 공격수 포지션에는 많은 변화가 찾아왔다. 기존의 톱 자원인 가브리에우 제수스는 활약이 부진하여 탈락했다 하더라도, 소속팀에서의 활약이 매우 좋았던 마테우스 쿠냐, 그리고 대표팀에선 일정 수준의 활약을 꾸준히 보였던 히샬리송 역시나 탈락했다.
그들을 대신해, 레알 마드리드 입단이 예정된 브라질 최고 유망주 엔드리키와 포르투의 이바니우송이 발탁되었다. 이들 중 출전시간을 더 많이 받을 선수는 엔드리키로 보인다. 최근 국가대표 경기들에서 강팀을 상대로 중요한 골들을 터트리며 각광받는 엔드리키는 주로 후반에 조커로 출전할 것이며, 나올 때마다 활발히 움직이며 강력한 왼발 킥이나 타점 정확한 헤더 득점을 노린다.
포르투의 이바니우송은 엔드리키와 꽤 비슷한 플레이스타일을 갖고 있으며, 엔드리키에게 문제가 생길 경우 그의 역할을 그대로 받아 뛸 것으로 예상된다. 미드필더진 구성에서도 드러나듯, 도리바우 감독의 플랜의 확고함이 드러나는 선발이다.
3. 에이스 카드
브라질엔 개인 기량이 뛰어난 선수가 매우 많다. 에이스 카드로 선정한 세 선수는 단순히 기량만 놓고 뽑은 것은 아니다. 타 선수들에 비해 팀에서 막중한 임무를 지니고 있으며, 누구보다도 좋은 활약을 보여야 할 선수들, 즉 팀 성적의 성패를 가르는 역할을 할 확률이 높은 선수들이라는 기준을 두고 선별했다. 이하 언급할 세 선수들 외에도, 호드리구 고이스, 브루누 기마랑이스, 알리송 베케르 등은 역시 언급될 만 한 주요 선수들이며, 상술한 기준에 따라 아쉽게 탈락했다.
3-1.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이름: 비니시우스 주제 파이샹 지올리베이라 주니오르
출생년도: 2000년 7월 12일
신체조건: 176cm, 73kg
소속팀: 레알 마드리드 CF
주 포지션: 레프트윙, 포워드
2024년 상반기 최고의 선수이자 레알 마드리드의 에이스 비니시우스는 네이마르가 빠진 대표팀에서 막중한 임무를 짊어지고 있다. 오프 더 볼 능력과 빠른 발에서 나오는 파괴력 있는 드리블 돌파, 아웃프런트 패스나 경기장을 읽는 시야에서 나오는 플레이메이킹 능력, 그리고 키퍼의 타이밍을 뺏는 슈팅에서 나오는 결정력까지, 전 세계의 모든 윙어들 중 가장 툴이 다양하고 완성도가 높다 평가받는 선수이다.
브라질 대표팀에선 좌측면의 플레이메이커 역할과 동시에 발빠른 침투로 상대방의 뒷공간과 골문을 노리는 포처 역할을 동시에 맡게 된다. 다만, 국가대표에서의 활약은 소속팀에서의 활약에 비해서는 미진한 경우가 있고, 활약상이나 영향력에 비해 빅찬스미스로 인한 스탯이 잘 쌓이지 않는 편이다.
그래도 월드컵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바 있는 비니시우스인 만큼, 큰 경기에 강한 특성에 맞게 이번 코파 아메리카에서는 이름값에 부합하는 좋은 모습을 보이며 많은 스탯을 쌓길 바라는 마음에서 첫 번째 에이스 카드로 선정했다.
3-2. 루카스 파케타
이름: 루카스 톨렌치누 코엘류 지리마
출생년도: 1997년 8월 27일
신체조건: 180cm, 72kg
소속팀: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FC
주 포지션: 공격형 미드필더, 메찰라
비니시우스와 함께 네이마르의 빈 자리를 채워야 할 선수이다. 특유의 왼발 킥과 센스있는 드리블과 패스플레이로 브라질의 공격찬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맡고있다. 주로 후방에서 투 톱 위치까지 왔다갔다 하며 기회를 노리고, 때때론 직접 침투를 감행하여 골문을 겨냥하기도 한다. 소속팀에서의 활약상보다 오히려 국가대표에서 더욱 더 빛나는 유형의 선수이고, 잘 풀리는 날에는 팀의 모든 공격 지표에서 최상단을 차지하기도 한다.
다소 공격에 치중한 선수가 많은 브라질에서 파케타가 더욱 중요한 이유는 활동량에 있다. 상당히 높이 위치함에도 박스 투 박스에 가까운 움직임을 보이며 공격 영향력 만큼이나 수비적인 기여도도 높기에 이 선수를 기용하지 않을 않을 수 없다.
다만, 이 선수 역시 도박 스캔들의 영향인지, 최근 국가대표 경기들에선 영 힘을 쓰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며 자국 팬들에게 우려를 사고 있다. 그래도, 본선에선 파케타의 역할이 막중하기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며 좋은 활약을 해주리라 믿는다.
3-3. 엔드리키
이름: 엔드리키 펠리피 모레이라 지소자
출생년도: 2006년 7월 21일
신체조건: 173cm, 70kg
소속팀: 레알 마드리드 CF
주 포지션: 스트라이커
현재 브라질 최고의 유망주 엔드리키를 다른 선수들을 다 제치고 에이스카드에 뽑은 이유는 이 선수가 정말 플랜 A의 중심축이어서가 아니다. 이 선수가 조커로서 대표팀에 제시할 수 있는 수 많은 옵션 때문에 넣은 것이다.
정통 스트라이커가 선발로 나서는 일은 적을 듯 해보이는 브라질 대표팀이 위기 상황에 처할 때, 조커로서 출전할 엔드리키의 탁월한 클러치 능력이 발휘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직 기술이 완성되지 않아 연계나 패스에 있어선 미숙하지만, 오프 더 볼과 골 냄새를 맡는 능력만큼은 국가대표 내에서 최상급이다.
물론 주전이나 에이스와는 거리가 멀지만, 다른 선수들에 비해 그간 중요한 골들을 국가대표에서 자주 터트려 왔기에 특히나 토너먼트 레벨 이후부터, 절체절명의 순간에서 팀을 구해내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재목이라 느껴지며, 이런 이유에서 엔드리키를 에이스카드 명단의 마지막 선수로 넣었다.
4. 시스템 및 장단점
앞서 언급했듯, 도리바우 브라질의 시작 포메이션은 4-2-3-1이며, 선수들의 움직임에 따라 4-2-4, 4-5-1, 4-4-2처럼 보이게 변화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다 해서 시스템이 아주 자유롭게 돌아가진 않는다. 특히 포백과 투 볼란테는 매우 정돈된 상태로 움직이며, 선수들 간의 포메이션이나 역할 분배가 확실한 편이다.
공격진의 역할 분담도 확실하다. 비니시우스와 호드리구는 좌측-중앙 지역에서 뒷공간으로 침투하는 움직임을 자주 가져가며, 하피냐나 파케타, 기마랑이스를 비롯해 기회 창출에 장점을 가진 선수들이 키 패스를 찔러주는 역할을 한다. 이런 공격 과정에서 수비 지역에서 한 번에 나가는 롱패스가 자주 섞이기도 한다.
또한, 공격 시에는 전원이 라인을 끌어올려 지공을 펼치고, 수비 시에는 전방 한 명 정도를 제외한 전원이 내려와 5백, 6백에 가까운 수비 형태를 만드는 것 역시 이 팀의 특징이다. 그렇다면, 이런 시스템의 장단점을 알아보도록 하겠다.
4-1. 장점
브라질의 축구를 상징하는 문구는 ’joga bonito’, 아름다운 축구라는 뜻이다. 선수들의 화려한 개인 기술에서 나온 말인데, 이런 성향을 여전히 가진 몇몇 선수들의 개인 기량에서 나오는 공격 상황들이 이 팀의 가장 큰 장점이다.
이런 플레이 스타일에 부합하는 이들은, 현재의 팀에선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호드리구 고이스, 사비뉴, 얀 코투, 루카스 파케타 정도가 되겠다. 이런 선수들의 개인 기량을 통해 언제든지 상대 팀에게 극복하기 어려운 변수를 작용하게 할 수 있다는 점이 최대 강점이다.
또 다른 강점으로는,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잘 가춰진 체계와 그를 통한 뎁스에 있다. 플레이스타일이 비슷한 선수들을 그룹화해서 발탁하여 이들에게 핏 문제이든, 활약상의 문제이든, 어떤 변수가 생길 경우에도 빠르게 적당한 대처가 가능하도록 팀이 설계되어 있다. 이전의 임시감독들과 달리, 정식 감독으로 부임한 도리바우가 택할 수 있었던 최선의 합리적인 선택지였을 것이며, 본선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강점보다도 단점이 많아보이는 것이 현재 브라질 대표팀의 현실이다.
4-2. 단점
정통 스트라이커가 부재한 팀들의 대다수가 그렇듯, 밀집 수비를 뚫은 데에 어려움을 겪는다. 지공 패턴이 아주 체계적인 편은 아니며, 선수들의 개인 기량이 기대는 측면이 있기에 이는 당연히 따라오는 문제이다. 이런 것들은 네이마르가 있을 때에는 압도적인 개인기량으로 해결이 되었었지만, 이번 대회에는 네이마르가 없다. 조별리그에선 상대적 약팀을 만날 확률이 높은 것이 브라질이기에, 내려서는 상대를 공략하는 패턴을 발전시켜야만 한다.
또한, 라인과 라인 사이의 간격이 넓은 편이다. 개인 기술에 치중하는 다이렉트한 공격이 잦기에, 전방 라인과 백 라인이 벌어지는 경우가 잦고, 이런 틈을 상대가 파고든다면 상당히 취약한 모습을 보인다. 이는 치치 감독 시절부터 이어져오던 고질적인 단점으로, 도리바우는 치치처럼 5인 수비 5인 공격같은 구시대적인 체제를 사용하진 않지만, 여전히 간격 문제는 존재한다.
이런 시스템 탓인지, 실점이 꽤나 많은 편이다. 작정하고 물러서고 선 수비 후 역습을 택했던 잉글랜드전은 아주 탄탄한 수비를 보여주며 무실점으로 끝냈지만, 이후 경기들에선 지속적으로 실점하고 있다. 스페인전 3실점, 멕시코전 2실점을 했고, 미국전은 알리송 키퍼 덕택에 1실점으로 틀어막았다. 본선에서까지 실점이 많다면, 이는 언젠가는 팀에 결과로서 드러나게 될 것이기에 아주 큰 약점으로 작용한다.
또, 선수단 전반적으로, 특히 중원에 카드캡터 기질을 가진 선수들이 많다. 이는 토너먼트에서 취약점으로 작용할 확률이 있다. 이 변수에 대한 대비를 위해 도리바우 감독이 명단을 짝지어 구성했다 하더라도 대처가 힘든 상황에 퇴장자라도 발생한다면 큰 문제가 생길 것이다.
이외에도, 감독을 비롯한 여러 선수들이 대표팀 경력이 짧다. 그렇기에 메이저 대회에 출전해보지 못한 선수들도 꽤 있다. 마르키뉴스나 다닐루같이 대표팀 경력이 긴 선수들이 중심을 잡아주는 것이 매우 중요할 것이다.
5. 전망
다행히도 브라질 대표팀은 어렵지는 않은 조에 걸렸다. 하지만, 한 순간 방심한다면 탈락해도 이상하지 않을 조이기도 하다. 코스타리카와 파라과이는 그룹 내 약체들로, 브라질이 절대적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상대들이지만, 파라과이는 에이스들의 퀄리티를 생각했을 때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전력을 지닌 팀이다.
또한, 그룹 내 2강을 브라질과 함께 구성할 콜롬비아는 현재 23경기 무패의 호재를 이어가고 있으며, 이번 코파 아메리카의 우승 후보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월드컵 예선에서 루이스 디아스의 맹활약에 힘입어 브라질을 상대로 승리한 바 있다.
그럼에도 브라질은 브라질이다. 이제는 체계를 어느정도 갖췄고, 여전히 전력상으론 우승 후보로 평가받는 팀이며 물오른 폼을 자랑하는 선수들도 보유했기에, 조별리그는 수월하게 뚫고, 최소 4강까진 진출할 것으로 예상한다.
우승이 아주 쉬워보이진 않는다만, 불가능한 일은 절대 아니다. 결승행 이후 우승이 아니라면 브라질 국민들은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기에, 최소한의 기대치를 넘어서 본선에서의 뛰어난 활약으로 우승 트로피를 겨냥해야 할 것이다.
셀레상은 많이 약해졌다. 네이마르도, 치아구 시우바도 이번 대회에는 없다. 그럼에도 어느 때보다 단합한 모습을 보이며 이 역경을 이겨내야 할 것이다. 암흑기를 이어가느냐, 끊어내느냐는 언제나 한 끗 차이이다. 카나리아 군단은 언제나 저력을 보유한 팀이기에, 암흑기 또한 이겨낼 것이다. 쉽진 않겠지만, 우승을 향해 달려나갈 그들의 앞날에 선전을 바라며 글을 마치겠다.
-
크레딧
도움 주신 FCU 회원 임규진께 감사의 말씀을 남깁니다.
'팀 분석' 카테고리의 다른 글
프랑스 - 23명이 실리를 추구하고, 딱 2명이 아트사커를 보여준다면, 최후에 웃는 쪽은 결국 그들이다. (49) | 2024.06.12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