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분석

프랑스 - 23명이 실리를 추구하고, 딱 2명이 아트사커를 보여준다면, 최후에 웃는 쪽은 결국 그들이다.

너진짜별로야 2024. 6. 12. 02:59

1. 서론

 

아트사커의 선봉장 Zizou, '지네딘 지단'

 
 
 프랑스 축구 국가대표팀에 대해 생각했을 때에 머리에 딱 떠오르는 이미지는 아마 '아트사커'일 것이다. 1998년 세계를 호령한, 지네딘 지단을 필두로 한 에메 자케의 프랑스 국가대표팀의 이미지가 아마도 가장 강하게 남아있을 것이고, 그 덕분에 프랑스 국가대표팀은 아직도 아트사커라는 이름으로 불리곤 한다.
 
 다만, 우리가 최근 봐온 그들의 모습엔 아트사커란 없다. 2012년 디디에 데샹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로, 프랑스는 쭉 그런 팀이었다. 그들은 극한의 실리를 추구한다. 그 모습으로 안방에서 열린 16년 유로에선 준우승을 했고, 18년도 러시아 월드컵에선 기어코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유럽 각지에서 열린 21년도의 유로에선 졸전 끝에 16강에서 탈락했으나, 22년도 카타르 월드컵에선  아쉽게 준우승을 차지하며 명예회복에 성공한다.
 
 

그리즈만, 포그바, 음바페

 
 
 극한의 실리축구로 이런 호성적을 내는게 가능했던 이유는 언제나 프랑스 팀 내에는 '아트사커'를 보여주는 몇몇 선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2018년 러시아에선 그리즈만과 포그바가 그러하였고, 2022년 카타르에선 그리즈만과 음바페가 그러하였다. 그리고 2024년 독일에서 열리는 유로 대회에 참가하는 현재의 프랑스 역시 그러하다. 
 

디디에 데샹 감독

 
 
 디디에 데샹은 감독으로서 유로에서 항상 아쉬운 모습을 보여왔다. 자국에서 열린 유로에선 포르투갈을 상대로 압도적인 전력 우위를 점하였으나 호날두의 부상으로 정신무장한 포르투갈의 빗장수비에 막혀 패배하였고, 유로 2020에선 벤제마와 포그바가 좋은 활약을 했으나, 수비 밸런스가 무너지며 스위스에게  승부차기 끝에 패배하고 만다.
 
 월드컵에선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줬다. 이제 프랑스는 앙리 들로뇌 트로피 만을 노리고 있다. 프랑스의 호화로운 선수단 역시 지난 대회에서의 불명예를 씻길 갈망하고 있을 것이다. 과연 최대 라이벌중 하나인 독일의 땅에서, 프랑스는 원하는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것인가.
 

 2. 선수명단 및 시스템

 

Equipe de France 2024

 
 
 자신이 잘 알고있는 안정적인 선수 선발을 선호하는 데샹 감독의 특성상, 역시나 익숙한 이름들을 많이 뽑았다. 바란과 요리스의 국가대표 은퇴를 제외하면 기존의 코어라인은 건재하다. 뉴 페이스는 브래들리 바르콜라를 제외하면 없으며, 한동안 국가대표에서 멀어져있던 은골로 캉테와 페를랑 멘디의 이름이 눈에 띄기도 한다.
 
 데샹 감독은 4-2-3-1 내지는 4-3-3 포메이션을 대회 내내 사용할 것이다. 중원의 한 자리를 차지할 앙투안 그리즈만을 메찰라로 보느냐, 공격형 미드필더로 보느냐에 따라서 포메이션의 분류가 달라질 것이다. 
 

2-1. 골키퍼

 
 
 유럽 최정상급의 초호화 스쿼드를 구성하고 있는 프랑스 국가대표팀의 명성에 비해선 골키퍼 포지션의 이름값은 화려한 편은 아니다. 다만, 이들이 월드클래스 골키퍼들 만큼의 스타성을 갖고있지 않기에 유명세만 조금 떨어질 뿐이지, 기량 자체는 프랑스 선수 답게 유럽 정상급의 기량을 갖고있는 선수들로 골키퍼진이 구성되어 있다.
 
 10년 넘게 프랑스의 골문을 책임졌던 위고 요리스가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한 이후, 그의 자리는 AC 밀란의 주전 골키퍼 마이크 메냥이 맡게 된다. 안정적인 발밑과 동물적인 감각의 슈퍼세이브로 프랑스의 뒷문을 지키게 된다. 직전 시즌엔 클럽 레벨에선 부상이 잦았으며 명성에 비해선 만족스러운 활약을 펼치진 못했다는 점이 아쉽지만, 그래도 국가대표에선 지속적으로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여준 메냥이기에 넘버 1 골키퍼 자리는 공고히 하고 있다.
 
 메냥의 뒤로는, 랑스의 브라이스 삼바웨스트햄의 알퐁스 아레올라가 각각 2번, 3번 골키퍼의 역할을 한다. 브라이스 삼바는 최근 리그앙에서 중상위권 강팀의 자리에 올라선 RC 랑스의 골문을 두 시즌째 지키고 있다. 왼발을 활용한 빌드업도 안정적이지만, 이 선수의 최대 장점은 선방이다. 어쩌면 메냥보다도 나은 수준의 선방능력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는 선수이기도 하다. 삼바의 뒤로는, 오랫동안 프랑스의 넘버 3 자리를 두고 경쟁해온 아레올라가 언제나 출격을 대기하고 있다.
 

2-2. 수비수

 
 
 역시나 오랫동안 프랑스 중앙 수비의 핵심 역할을 해온 라파엘 바란은 국가대표팀 은퇴를 선언해서 없고, 데샹이 가장 선호하는 레프트백인 루카스 에르난데스는 십자인대 부상으로 유로에 출전할 수 없다.  하지만, 그들의 빈자리를 채워줄 세계적인 수준의 선수들이 매우 많이 포진해있는 포지션이기에 프랑스로선 딱히 걱정할 부분은 없다.
 
 멤버로만 봐선 프랑스 최대 강점이라 할 수 있을 정도인 센터백에는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센터백중 한 명인 윌리암 살리바와 부상이 없다면 기량만은 탑클래스인 이브라히마 코나테가 있으며, 이들이 주전 센터백 듀오로 나올 확률이 높다. 이들의 뒤를 잇는 백업들로는 올시즌 아쉬운 모습을 보였으나, 기본 실력과 명성 자체는 높은 다요 우파메카노가 있으며, 데샹 체제에선 풀백으로 분류되는 쿤데와 파바르 역시 센터백으로도 출장 가능하다. 특히 쿤데는 직전 시즌 우측과 중앙을 가리지 않으며 세계 최정상급의 활약을 보인 바 있으며, 파바르 역시 3백의 우측 스토퍼로 이탈리아 무대에서 정상급 기량을 선보였다.
 
 4백 시스템에서 비대칭 3백 전술을 주로 채택하는 데샹 감독은 각각 라이트백엔 쥘 쿤데를, 레프트백엔 테오 에르난데스를 선택할 것이다. 주로 라이트백 자리에는 쿤데를 선발로 쓰며, 공격 시엔 사실상 살리바 - 코나테 - 쿤데의 백3를 구성하며, 좌측면 높이 테오 에르난데스를 올리며 그의 공격력을 극대화한다. 이들의 백업으로는 앞서 언급한 우측의 파바르와 좌측의 수비형 풀백 멘디, 그리고 좌우측 모두 소화 가능한 공격형 윙백 조나탕 클로스가 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백업 선수는 조나탕 클로스이다. 2.분데스리가의 아르메니아 빌레펠트를 거쳐, 랑스에서 리그앙 최고급 활약을 펼치고 마르세유에서도 쭉 주전으로 뛰는 이 선수는 주로 후반 교체로 출장할텐데, 깔끔한 돌파능력과 강력한 오른발 킥력으로 조커 역할을 톡톡히 해줄 수 있는 선수이다.  만약 테오 혹은 쿤데의 공격 상황 영향력이 아쉬울 경우, 데샹 감독이 어느 타이밍에 클로스를 투입시키는지 주목해보자. 
 

2-3. 미드필더

 
 
 우선 투 볼란테 자리에 출전할 선수가 누가 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모든 선수들 중에서 가장 안정적으로 1선발 자리를 꿰차고 있었던 오렐리앙 추아메니가 현재 왼발 부상으로 인해 대회 중엔 출전하겠으나, 평가전을 뛰지 못해 경기력을 장담할 수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더욱 더 선발 선수들을 유추하기가 힘들어졌다. 아마 부상이 없다면, 안정적인 포백 보호 능력과 유려한 발밑 기술, 그리고 패싱력까지 전부 보유한 추아메니가 투 볼란테의 한 자리를 무조건적으로 차지할 것이다.
 
 조별리그 막판 혹은 토너먼트 시작 시점부터는 추아메니가 선발로 나올 것을 가정한다면, 추아메니의 파트너로 가장 유력한 후보로는 같은 소속팀 동료인 에두아르도 카마빙가와 돌아온 베테랑 은골로 캉테가 있다. 데샹 감독이 최근 두 차례의 평가전에서 캉테를 모두 선발로 기용했고, 캉테가 두 경기에서 모두 좋은 모습을 보였기에, 자신이 신뢰하는 베테랑을 선호하는 데샹의 성향상 캉테를 기용할 확률이 높다. 카마빙가 역시 캉테와의 조합을 테스트 해봤고, 클럽과 국가대표를 막론하고 경쟁자들에 비해 괜찮은 활약을 했기에 자주 기용될 것이다.
 
 이들의 백업 선수로는 리그앙 탑급 박스투박스 유수프 포파나, PSG 최고 유망주 워렌 자이르에메리, 그리고 유벤투스의 아드리앙 라비오가 있다. 이중 가장 자주 중용받을 선수는 유수프 포파나로 보이며, 그 다음으로는 자이르에메리에게 조커 역할을 맡길 것이다. 라비오는 클럽 레벨에선 좋은 경기력을 꾸준히 유지해왔으나, 최근 들어 계속 출전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아, 데샹의 신뢰를 잃어버린 듯하며 최후의 보루로서 출장기회를 기다려야 할 것이다.
 

 2-4. 앙투안 그리즈만 

아트사커 1호기 - 앙투안 그리즈만

 
 
 글의 제목에 써있는 '2인의 아트사커'중 1인이자 핵심. 프랑스 대표팀의 공격형 미드필더는 언제나 앙투안 그리즈만일 것이다. 데샹 감독의 페르소나라 해도 과언이 아닌 그리즈만은 프랑스 국가대표팀의 핵으로, 사실상 이 선수를 포지션 그 자체로 분류해도 무방할 정도의 영향력을 보이기에 따로 항목을 개설했다. 그리즈만은 필드 전반을 누비며, 공수양면으로 링커, 플레이메이커, 박스투박스, 피니셔의 역할을 전부 해내는 선수이다. 
 
 데샹 감독의 실리축구 기조에선, 공격 상황에서, 특히 지공에서의 세부 전술 자체가 많다 하긴 힘들기에 그리즈만의 역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영화에 비유한다면, 다소 개연성이 떨어지는 서사를 압도적인 연기력으로 전부 메꿔버리는 최고의 배우나 다름 없는 선수가 그리즈만이다. 다만, 그리즈만 한 명으로 축구가 되는건 아니다. 주연에겐 언제나 그를 빛내줄 조연이 필요하듯, 그리즈만에게도 그와 합을 맞춰줄 파트너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 영혼의 파트너는 언제나 킬리안 음바페이다.
 

2-5. 킬리안 음바페

아트사커 2호기 - 킬리안 음바페

 
 
 위고 요리스의 뒤를 잇는 프랑스 국가대표팀의 주장이자, 앙투안 그리즈만과 함께 개인 기량으로 부족한 개연성을 전부 메꿔버리는 선수  2명 중 또 다른 한 명이다. 주로 좌측 윙 포워드로 출전하며, 특유의 피지컬을 살린 드리블 돌파와 타고난 골 감각, 센스로 프랑스 국가대표팀의 공격의 돌격대장이자 피니셔 역할을 겸직하는 선수이다.
 
 프랑스 국가대표팀의 초 호화 공격진에서 특히나 돋보이는 기량을 보유했으며, 당장 지난 월드컵에서도 결승전을 빛내는최고의 활약을 보인 바 있다. 그리즈만과 음바페가 함께 뛴다면, 이들의 높은 축구지능을 통한 콤비네이션은 어느 팀을 상대로든 힘을 발휘한다.
 
 다만, 프랑스에는 그리즈만과 음바페를, 특히 그리즈만을 대체할 선수가 존재하지 않는다. 당장 직전 캐나다전, 음바페 없는 그리즈만은 고군분투 했으나 아쉬운 모습을 보이며 팀은 끝내 무득점으로 비겼으며, 음바페만 있고 그리즈만이 결장했던 지난 독일전에는 2:0 완패를 당하는 아쉬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들 중 하나라도 혹여나 부상으로 결장한다면, 데샹 감독 특성상 이들에게 의존하는 면이 큰 프랑스의 전력에는 크나큰 누수가 될 것이다.
 

2-6. 공격수

 
 
 중앙 공격수와 윙어 자리에서도 역시나 최정상급 자원을 다수 보유중이다. 좌측 윙포워드로는 음바페가 출전할 것이며, 그의 백업으로는 리옹 출신, PSG의 영건 브래들리 바르콜라가 대기중이다. 바르콜라 역시 큰 키와 긴 다리를 이용한 특유의 스피디한 드리블 돌파가 특징이며, 조커 역할을 톡톡히 할 수 있는 선수이다. 다만, 아직 어린 선수인 탓에 공간이 주어졌을 때와 없을 때의 경기력 편차가 큰 선수이다. 기복이라는 측면에서는, 우측면에서 주전 윙포워드로 출전할 우스만 뎀벨레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빠른 발과 유려한 양발 드리블이 장점인 우스만 뎀벨레는 언제든지 경기에서 변수가 될 수 있는 선수이다. 좋은 쪽으로도, 나쁜 쪽으로도 말이다. 잘 풀리는 날에는 장점들을 십분 활용하여 상대 수비를 완벽히 허물어버리는 활약을 할 수도 있고, 안 풀리는 날에는 턴오버를 남발하며 팀에 악영향만 끼칠 수도 있는 선수이다. 다만 이 선수는 정말 나쁜 활약상으로 일관하다가도 괴상한 타이밍에 득점을 터트리기도 하는 정말 예측불가능한 면이 많은 선수이며, 기본적으로 가진 툴 자체는 좋은 축에 속하는지라 주전 포워드로 나올 확률이 높다.
 
 우측면에서 우스만 뎀벨레와 경쟁할 선수로는 랑달 콜로무아니와 킹슬레 코망이 있다. 콜로무아니는 중앙 공격수이지만 우측 윙도 소화가 가능하며, 평가전 기간에 이 위치에 선발 출장하여 좋은 활약을 보인 바 있기에 꽤나 경쟁력 있는 자원이며, 킹슬레 코망 역시 오랫동안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측면에서의 성실함과 파괴력은 입증된 선수이다.
 
 중앙 공격수로는 마지막 불꽃을 태울 올리비에 지루가 결국은 주전 자리를 차지할 듯하다. 릴리앙 튀람의 아들, 인테르의 마르쿠스 튀람이 소속팀에선 신체조건을 활용한 영리한 플레이로 좋은 활약상을 보여왔으나, 평가전을 비롯한 국가대표팀 경기에선 미비한 활약상을 보였기에, 베테랑을 선호하는 데샹 감독의 특성상, 음바페 / 그리즈만과의 조합의 위력이 증명된 바 있는 지루를 주전으로 기용할 것이며, 튀람은 지루가 부진할 때를 자신의 기회로서 노려야 할 것이다.
 

3. 예상 라인업 및 시스템 정리

 

프랑스 예상 선발 라인업

 
 
 4-2-3-1 대형으로 출발하지만, 공격 시에는 3-2-4-1 대형을 만들어서 뛴다. 좌측면에서 위로 높게 올라가는 테오 에르난데스와 측면에서 중앙으로 지속적인 침투를 시도할 킬리안 음바페의 연계 플레이가 중요하다. 실제로, 이 두 명의 합작으로 인해 발생한 공간에서 프랑스의 득점의 터지는 경우는 잦다. 위력적인 개인 기량과 파괴력을 모두 갖춘 두 선수를 극대화하기 위해 데샹 감독은 쿤데를 내려서 쓰며 풀백을 비대칭 기용한다.
 
 좌측면 공격을 두 선수가 책임진다면, 우측면은 윙어의 기량이 중요하다. 때때로 풀백이 올라와 지원하는 모양새가 나오기도 하지만, 빈도가 잦은 편은 아니며, 윙어는 최대한 넓게 벌려서 위치한다. 투 볼란테는 기본적으로 전형을 유지하지만, 때때로 한 명이 박스 안 침투를 시도하기도 하며, 이는 대부분 상대적으로 공간이 많이 비는 우측 공격지역에서 나온다. 최근 두 평가전 양상으로 봐선, 이 역할을 맡는 것은 은골로 캉테가 되겠다.
 
 이 모든 시스템이 잘 돌아가기 위해선, 프리롤로 움직이며 적재적소에 등장해 상황에 맞는 활약을 해주는 그리즈만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또, 기본적으로 라인을 높이 올리는 편은 아니며 변형 백 3형태의 수비진이 안정적으로 후방을 커버하기에 이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시스템이 가능하다. 프랑스 국가대표팀의 기본적인 시스템은 이정도가 되겠다. 우선 이 시스템이 갖는 장점부터 설명하도록 하겠다.
 

3-1. 장점

 

프랑스 최고전력 2인

 
 
 개인 기량이 특출난 선수들이 공격진에 포진해 있을 때에 갖는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인가. 바로 개인 기량을 바탕으로 한 빠른 역습이다. 클럽팀 레벨에서,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하는 레알 마드리드가 보여주는 원투펀치 역습과 유사하다 생각하면 편하다. 이런 요소들 덕분에 프랑스를 상대로 내려서지 않는 강팀을 상대로 데샹 감독의 프랑스는 더욱 빛난다.
 
 상대방이 공을 오래 점유한다면 라인을 절대 높이지 않으며, 자신들의 진영에서 조직력 있는 수비를 바탕으로 공 소유권을 빼앗을 때까지 기다린다. 만약 공 커팅에 성공했다면, 앞선에 위치한 음바페를 필두로 한 발 빠른 윙어들을 목표로 후방에서 롱 패스가 날아가며, 전방 자원들의 결정력이 뛰어나기에 한 번만 이런 상황이 경기중에 나와도 상대 팀에겐 매우 큰 위협이 된다. 이런 시스템의 수혜를 받는 대표적인 선수는 킬리안 음바페이다.
 

너무 강력한 스쿼드

 
 
 또한, 선수단 뎁스의 폭이 매우 넓은지라 로테이션이 용이하며, 변수가 될 법한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음바페나 그리즈만같은 특급 자원들을 제외하면 어떤 포지션이든 선수 대체가 스쿼드 내에서 가능하다. 기본적으로 벤치에 있는 선수들의 기량 역시 유럽 정상급 무대에서 주전으로 뛰고 있는 선수들이 대부분인지라 매우 뛰어나며, 경기에 나선다면 시스템 안에서 1인분 정도는 거뜬히 해줄 수 있는 선수들이다.
 
 일관된 시스템 하에서 메이저 대회를 경험해본 베테랑들이 팀의 중심을 잡아줄 수 있다는 점 역시 이 팀의 장점이다. 올리비에 지루를 제외한다면 스쿼드 내에 데샹 이외의 감독을 경험해본 선수는 없으며, 지루나 그리즈만같은 팀 시스템의 중심이 되는 베테랑들은 이 시스템 내에서 10년 이상을 뛰어왔다. 스쿼드가 월드컵 이후로 전반적으로 젊어진 편이기에, 이들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할 수 있다. 다만, 프랑스가 호화로운 스쿼드를 바탕으로 한 탄탄한 전력에도 불구하고 단점이 없는 팀은 아니다.
 

3-2. 단점

 

 
 
 데샹 감독은 가진 스쿼드 안에서 안정적인 운영을 할 수 있다. 12년간 이를 증명해왔기에, 이에 대해선 절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스쿼드의 이름값을 생각한다면, 과연 데샹 감독의 운영이 옳다 볼 수 있는가 하는 의문점이 생긴다. 우선, 프랑스는 주도적인 경기를 할 때에 내려서는 상대를 공략하길 어려워한다.
 
  상대적으로 약한 팀이 내려앉아서 수비적 운영을 한다면, 이것을 파훼해내는 데에는 몇 가지 방법이 존재한다. 압도적인 기량을 가진 선수의 개인 기량에 의존하거나, 팀 플레이에서 비롯된 전략적 움직임으로 이를 공략하거나. 데샹 감독은 전자를 선택한다. 지공 상황에서의 세부 전술이 부족한 데샹 감독이기에, 그리고 팀에 그 세부 전술을 완벽히 커버해주는 앙투안 그리즈만과 음바페라는 뛰어난 콤비가 있기에, 전자의 경우를 채택한다.
 

자국 언론에게 의심받는 프랑스 국가대표팀

 
 하지만, 그리즈만이나 음바페 중 한쪽에서라도 경기가 잘 안 풀리기 시작한다면, 프랑스는 그때부터 급격하게 흔들린다. 당장 직전 평가전인 캐나다전, 음바페가 선발에서 빠진 상황에서 프랑스는 캐나다의 골문을 좀처럼 공략하지 못했으며, 캐나다의 전방압박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실제로 프랑스가 결과적으론 대승을 거둔 경기들을 자세히 뜯어본다면, 그 안의 내용이 생각보다 지루하고 빈약한 경우가 많기도 하다.
 
 또한, 홀딩 미드필더를 기용하지 않는 경우에 수비라인과 3선과의 간격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데샹 감독의 공격 시 포진을 본다면, 테오 에르난데스가 올라가서 비대칭 3백이 생기는 경우에, 볼란치는 하프라인 부근의 상대 진영에 위치하지만 수비진의 라인은 굳이 올리지 않는다. 이는 데샹 감독이 상대방의 역습을 효과적으로 방어하기 위해 선택한 사항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런 경우에 허리 라인이 압박을 받는다면 수비진은 곧바로 보호받지 못하고 공격수와의 대치 상황에 처하게 된다. 이런 과정에서 상대방의 득점이 수비진의 개인 기량 덕에 많이는 나오지 않으나, 위험 상황이 반복된다면 이는 언젠간 무조건 실점으로 이어지게 되어있는 법이다.
 

아르헨티나에게 패배한 프랑스

 
 
 또한, 승부차기에 약한 편이다. 토너먼트 무대에서 난전이 벌어질 확률이 꽤나 높은 유로 대회 특성 상, 연장전 혈투 끝에 승부차기로 진입하게 되는 경우도 잦은 편이다. 당장 지난 유로에선 스위스에게 승부차기 끝에 충격적으로 패배했고, 직전 월드컵 결승전에서도 승부차기에서만 3명의 선수가 실축하며 아르헨티나에게 패배하며 두 대회 연속 승부차기 패배의 고배를 마셨다.
 
 이외에도, 우스만 뎀벨레의 선발출장 자체가 팀의 단점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있다. 축구 지능이 떨어지며 기복이 심한 뎀벨레의 특성상,  볼 소유 시간을 늘리며 지공을 이어나가야 할 상황에 무리하게 드리블 시도를 하다 턴오버가 자주 나온다. 이 선수가 수비가담을 성실하게 하는 선수도 아니기에 가끔 터지는 돌파와 득점을 제외한다면 팀적인 부분에서 도움되는 부분이 매우 적은 선수이며, 존재 자체만으로도 강팀을 상대로 한다면 팀의 패배에 일조할 수 있다.  
 

4. 주요 선수들

 

이 사람들은 말 안해도 아시죠?

 
 호화로운 스쿼드를 보유한 팀 답게, 팀의 주축을 잡아주는 선수들의 네임밸류 역시 정상급이다. 팀 내 최고의 에이스 카드들인 앙투안 그리즈만과 킬리안 음바페는 각각 2-4, 2-5  부분에 따로 언급한 바 있기에, 이들 외에 팀의 주축을 담당할 선수들을 언급하도록 하겠다.
 

4-1. 윌리암 살리바

윌리암 살리바

 
 
 '아스날의 버질 판데이크'라 불려도 손색 없을 선수인 살리바를 빼놓을 수 없다. 라파엘 바란이 은퇴한 이후, 다요 우파메카노가 불안한 모습을 보인 가운데에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내며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센터백중 한 명이 된 살리바는 프랑스의 후방을 지키는 레귤러 멤버가 되었다.
 
 직전 시즌 아스날에서 프리미어리그 38경기에 전부 선발 출장하여 3420분동안 2골 1도움을 올렸고, 패스 성공률은 93%에 육박한다. 살리바의 최대 장점은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판데이크가 연상되는 침착하고 지능적인 수비를 펼친다는 것이다. 살리바보다 비교적 공격적인 성향을 가진 파트너 이브라히마 코나테와의 조합 역시 잘 맞으며, 이 듀오는 유럽에서 손에 꼽힐 정도로 단단한 후방 라인이다.
 
 라파엘 바란이 떠난 빈 자리를 메이저대회에 주축 멤버로서는 처음 참가하는 살리바가 메꿔야 한다는 것은 어느정도 불안한 요소로 느껴지기도 하지만, 직전 시즌 리그에서 너무나 좋은 모습을 보였기에 살리바가 프랑스의 중앙 수비를 잘 커버해주길 기대하겠다.
 

4-2. 오렐리앙 추아메니

 

오렐리앙 추아메니

 
 
 프랑스 국가대표팀의 유일한 홀딩 미드필더 추아메니 역시 필수불가결한 포지션이기에 뽑지 않을 수 없었다. 커버 범위가 넓은 편은 아니지만, 포백 보호에는 탁월한 능력을 지니고 있기에, 프랑스의 벌어지는 라인 사이 간격을 커버해줄 추아메니는 데샹 감독의 프랑스에서 매우 중요한 축을 담당한다.
 
 이 선수가 앵커맨의 전통적 역할에 국한된 플레이에만 장점이 있는것도 아니다. 상당히 빠른 발을 갖고 있으며, 발밑 기술이 유려해서 파트너인 카마빙가 만큼은 아니지만, 압박이 들어올 때에도 안정적으로 볼을 지켜낸다. 또한, 발밑 기술에서 유추할 수 있듯 전진성도 뛰어나서 본인이 직접 볼을 끌고 올라가서 파이널 서드로 진입하는 패스를 넣어주기도 한다.
 
  또한, 기본적인 킥력이 매우 뛰어난 선수이기에 숏패스나 롱패스, 심지어 얼리 크로스 모두에 강점을 보이며, 슈팅력까지 겸비해 중거리포를 심심찮게 터트린다. 직전 시즌 소속팀에서 큰 키를 활용해 세트피스에서만 2골을 터트린 만큼, 제공권 역시 뛰어나다. 다만, 시즌 말미에 당한 왼발 부상으로 인해 현재는 출전하지 못하고 있지만, 유로는 출전이 가능할 것이라 예측되는 만큼, 소속팀에서도 그랬듯 복귀하자마자 좋은 모습을 보이길 바란다.
 

4-3. 올리비에 지루

 

라스트 댄스, 올리비에 지루

 
 
 티에리 앙리를 넘어선 프랑스 국가대표팀의 역대 최대 득점자인 지루는 본인의 마지막 국가대표 메이저 대회를 앞두고 있다. 노쇠한 지루를 키 플레이어로 뽑은 점에서 의문을 가질 수도 있지만, 직전 시즌 세리에 A에서 나이가 무색하게 좋은 활약을 펼치기도 했기에 지루의 마지막 불꽃은 분명 프랑스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마르쿠스 튀람이 지루의 역할을 국가대표팀에서 제대로 해주지 못하고, 랑달 콜로무아니는 윙어로 기용되는 경우가 더 많기에 지루는 또다시 '프랑스의 연계소문'으로서의 역할을 이번 대회에서도 맡게 될 것이다. 그리즈만과 음바페의 개인 기량이 빛나기 위해선 지루가 전방에서 창출해내는 공간이 매우 중요하다. 본인도 이를 알아서인지 굳이 골 욕심을 내지 않으며 다른 선수들에게 박스 안 공간을 내주는 경우가 잦다.
 
 연차가 쌓이며 노련해진 덕분에 가끔 공격진의 동선이 꼬일 경우에 직접 손짓으로 자신이 창출한 공간에 패스하길 지시하기도 하며, 이는 돌파 후의 패스 선택지가 좋지 못한 뎀벨레 혹은 아직 경험이 적은 바르콜라같은 선수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그렇다고 득점력이 떨어지는 선수는 절대 아니다. 이 선수가 괜히 프랑스의 역대 최다 득점자인것이 아니니 말이다. 라스트 댄스를 천명한 지루가 맡아야 할 역할은 매우 크기에 지루까지 키 플레이어로 선정했다.
 

5. 전망

 

우리는 25인이 아닌 6800만명을 대표한다

 
 
 당장 조별리그부터 죽음의 조를 프랑스는 두 대회 연속 피하지 못하고 있다.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폴란드를 조별리그에서 상대하게 되었으며, 수비가 단단한 네덜란드, 기동력이 강력한 오스트리아에게 고전할 확률이 존재한다.
 
 하지만, 경기력과 별개로 언제든 결과로 증명해온 것이 데샹 감독의 프랑스이기에, 조별리그는 무난하게 1위로 통과할 것이라 생각한다. 최근 독일이나 칠레를 상대로 흔들리거나, 캐나다를 상대로 졸전 끝에 비기는 모습도 보여줬으나, 그 경기들에는 그리즈만이나 음바페가 한 명씩은 없었기에 본선에서 이 두 명이 동시에 가동된다면 결괏값 역시 달라질 것이다.
 
  프랑스가 가장 신경써야 할 것은 언제나 음바페, 그리즈만의 컨디션 관리이며, 그 다음은 팀 내 분위기이다. 데샹 감독 부임 이후 이런 류의 불화가 국가대표팀 내에서 줄어들긴 했으나, 메이저 대회때마다 연례행사처럼 선수들 사이의 내분이 나으는 팀이 프랑스이기에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직전 유로때 스위스를 얕보다가 큰 코 다쳤던 경험처럼, 언더독으로 평가받는 팀을 상대로도 절대 안일한 운영을 해선 안 될 것이다.
 
 만약 주의사항들만 잘 지킨다면, 데샹 감독의 프랑스는 무난하게 유로에서 8강 위로 진출할 것이다. 전력만 놓고 봤을땐 최소 4강까진 가야하며, 우승에 성공해야만 호평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번에 프랑스가 유로에서 우승한다면, 그들은 오랜 라이벌인 독일 땅에서 역사상 3번째 우승 타이틀을 거머쥐며, 이 부분 1위를 달리는 스페인, 독일과 타이를 이루게 된다. 그렇기에 그들의 동기부여는 매우 강할 것이다. 초호화 스쿼드의 프랑스, 24년만의 유로 우승을 차지하지 못 할 이유 없다. 그들의 선전을 바라며 글을 마치겠다.